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읽고본것

지평선 / 김시종 시집

by 송하` 2024. 1. 20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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산다는 건 

무의 존명력이 
인간의 삶에 암시를 주는 듯하다. 
불사신인 그 몸은 
몸이 잘려 나가고 속을 도려내어도, 
한 되 십전의 수돗물 
몇 방울 물에 행복해 하는 한 
삶을 포기하지 않는다 한다. 
게다가 거꾸로 매달려서 
< 모양으로 구부러져서 짝을 위로 솟아나게 하는 모양은 
엄청난 교훈을 자각하게 한다고 하지. 

산다는 건 어려운 일. 
응달에서 시들고 
생기가 뽑혀나가도 
산다는 건 고귀한 것이지. 
이번에만 살아남는다고 하는 
잎사귀 
참 노랗지 않은가. 
왕성한 생명력이 
교훈을 위해 산제물이 되다니 
말도 안 되는 철학이라고 생각하지 말라. 
적어도 내 삶은 
습성이 아니다. 

지은이/김시종 , 옮긴이/곽형덕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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